
자유의 꽃술
투사의 손에서 피어나고, 시민의 거리에서 피어나며,
이견을 말한 이의 펜끝에서 피어나고,
감옥에 갇힌 이의 활 끝에서 피어난다.
순교자의 가슴에서 피어나고,
미래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 속에서 피어난다.
자유의 꽃술은 마침내 민주주의의 봄으로 만개한다.
자유는 결코 하늘에서 떨어진 선물이 아니며,영원히 보장된 권리도 아니다.
전 세계의 자유를 향한 투쟁 속에서도, 자유를 노래한 문화 작품 속에서도, ‘자유는 꽃’이라는 비유는 자주 등장한다. 대만 문학에서는 라이허 (賴和) 의 〈자유의 꽃〉, 양쿠이 (楊逵) 의〈꺾이지 않는 장미〉가 그 상징이며, 거리의 운동에서는 ‘야생 백합’과 ‘해바라기 운동’이 그 뜻을 이어왔다.
자유는 꽃의 중심, 꽃술이다. 그 꽃술을 지킨다는 것은 곧 자유를 지킨다는 의미다. 이 보편적인 메시지는 대만뿐 아니라 세계의 모든 민주와 자유를 위해 싸운 나라들이 공유한 경험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전시에서는 서로 다른 나라와 시대에서 자유를 외친 이들의 목소리를 함께 담았다. ‘자유의 꽃술’은 나눔이자, 세계가 함께 자유를 지키려는 의지의 상징이다. 자유의 꽃술은 언제든 시들 수 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손길만이, 그 꽃을 계속 피어나게 할 수 있다.
1980년에 세워진 중정기념당은 통치자의 숭배 신화, 민주항쟁 사건, 그리고 대만의 전환기 정의의 실천과 한계를 모두 목격한 장소이다. 오늘날 이건축물은 그 언어와 규모로 인해 국제 관광객들이 대만을 방문할 때 반드시 찾는 명소가 되었다. 우리는 이곳이 단순히 사진을 찍어 기념하는 관광지가 아니라 오늘날 대만의 자유와 번영 뒤에 숨겨진 민주화의 여정을 함께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이제 그 여정 속으로 함께 떠나봅시다!
5대 단원이번 전시는 다섯 개의 주요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세계 민주주의의 물결, 대만의 민주와 자유의 발전,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전망이라는 세 가지 큰 흐름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제1부 | 세계의 물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각국이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싸워온 주요 사건을 되짚으며, 대만의 민주 발전사와 나란히 살펴본다. 또한 언론 자유의 상징적 인물인 정난융 (鄭南榕) 의 생애를 통해 대만이 자유로운 나라로 나아가는 전환점을 조명한다.
제2부 | 침묵의 시대
계엄 시기 대만에서 통치자들이 시행한 다양한 사회 통제 방식을 다룬다. 금지곡, 사상·언론·행동의 자유 제한, 심문실 재현 등을 통해 억압과 감시의 현실을 체감할 수 있다.
제3부 | 대만 언론 자유의 길
1945년부터 현재까지, 47년에 걸친 권위주의 통치를 지나 민주와 자유를 향해 걸어온 대만 언론의 여정을 보여준다.
제4부 | 트라우마
백색테러 시대 정치적 희생자들의 삶, 그들이 남긴 가족서신과 유서를 통해 국가 권력이 개인·가족·사회 전체에 남긴 깊은 상처를 이해하도록 이끈다.
제5부 | 찬란한 빛을 발하리라
책, 그림책, 만화, 영화, 음악 등 다양한 예술 작품을 통해 현대 대만이 역사와 민주를 어떻게 성찰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또한 관람객이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민주와 자유의 소중함을 함께 되새기도록 초대한다.
세계의 물결(世界浪潮)
전체주의 정부가 국민을 지배하는 수단은 감시에서 시작되고, 국민이 폭정에 맞서 싸우는 첫걸음은 진실을 말하는 데서 비롯된다. 역사가 증언하는 것은 높은 담장이 아니라, 그 담장에 부딪친 달걀이며 오늘날 우리가 경의를 표하는 것은 총구와 탄환이 아니라, 그 총구에 매달린 꽃이다.
이 거대한 세계의 흐름 속에서 대만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인권과 자유를 위한 운동이 거세게 일어났다. 1980년대, 언론자유의 수호자 정남융(鄭南榕)은 이렇게 말했다. “세계에서 살아가는 마음으로, 대만에서 살아가라.” “우리는 작은 나라의 작은 백성이지만, 좋은 나라의 좋은 국민이다.” 대만 역시 자유를 추구하는 세계의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통치자의 총구 앞에서 꽃과 피로 맞서 싸웠다.
침묵의 시대(噤聲時代)
1945년 10월, 국민정부가 대만을 접수한 뒤 중화민국 국내법에 따라 통치를 시작하였다. 1949년 5월 20일, 당시 대만성 주석 겸 경비총사령관이었던 전청(陳誠)이 (임시) 계엄 선포를 발표하였다. 이 계엄통치는 1987년 7월 15일, 당시 총통 장징궈(蔣經國)가 계엄 해제를 선언하면서 종료되었고, 총 38년 56일간 지속되었다. 계엄 기간 동안 통치자는 다양한 사회 통제 수단을 동원했다. 각종 금지령을 내려 사상·언론·행동의 자유를 제한했으며, 불법 재판, 구금, 심지어 사형 선고에 이르기까지 가혹한 조치가 내려져 인권에 큰 피해를 입혔다.
대만 언론 자유의 길(臺灣言論自由之路)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는 결코 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니다. 대만 자유의 길은 세대를 거듭하며 출신 지역과 민족을 불문한 민주 투사들이 생사를 불사하고 권위주의 체제와 치열하게 맞서 싸운 끝에 이뤄낸 우리의 「일상」이다.
과거를 알아야 현재를 이해하고, 나아가 미래를 전망할 수 있듯이, 이번 「대만 언론 자유의 길」 전시는 1945년부터 오늘날까지 인권의 암흑기에서 자유 민주주의로 나아가는 대만의 언론자유 여정을 진실된 원본사료(史料)를 통해 보여준다.
트라우마(創傷)
권위주의 정권 시기 발생한 정치적 폭력은 피해자 자신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안겨주었을 뿐만 아니라, 피해자의 가족과 후손 또한 「옥외의 죄수」처럼 폭력과 오명의 그림자 속에서 살아야만 했다. 비록 계엄 시대는 오래전 일이지만, 그 트라우마는 오늘날 대만 사회에서도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찬란한 빛을 발하리라(綻放光華)
체코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망명한 작가 밀란 쿤데라는 아래와 같은 글을 남겼다. “인류가 권력에 맞서 싸우는 투쟁은 곧 기억과 망각의 투쟁이다.” 과거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고, 노래하고, 창작하며, 거듭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가 망각을 거부하려 애쓰는 방식이다.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오늘 체험하며 인상 깊었던 점이나 여러분의 나라에 대해 한마디 적으셔도 좋습니다. 다만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은, 우리가 함께 잊지 않는 한, 자유는 반드시 꽃을 피울 것이라는 사실입니다